지금 만나러 갑니다 - 일본 순애영화의 기적



영화에 대한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으니
안심하고 읽어주세요.




포스터 하나만으로도 매력이 있다.

요즘 영화를 볼 때엔,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게 된다. 예전엔 시간도 많고 관심도 많아서 사전에 영화관련 TV 프로그램이라든지, 인터넷이라든지, 신문기사 같은 걸로 어느 정도 사전 정보를 알고 영화를 보러 갔는데 요즘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사실 이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순전히 포스터에서 아름답게 미소짓고 있는 타케우치 유코에게 맘이 끌려서 보고 싶다고 생각한 영화였으니까... -_-;; (결론부터 미리 나오게 되긴 하지만, 아무것도 몰랐다는 게 오히려 백 번 다행이었다.)

타케우치 유코는 그 이름과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이상하게도 그녀가 출연한 작품은 하나도 접해보질 못했다. 드라마가 되었든 영화가 되었든. 사실 얼굴조차 제대로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이상하게 만나볼 기회가 없는 배우였는데. 오늘 드디어 그녀를 만났다. 그리고 모든 것을 말해주는 별점 공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 ★★★★★ (5개 만점)
배우 '타케우치 유코' : ★★★★★★ (5개 만점)
극장에 다시 갈 예정, DVD 구입 확정




... 타케우치 유코 옆에 별이 5개를 넘어간 건 실수라고 해 두자. -_-;;

어쨌든 유코 이야기는 뒤로 미뤄두고. 이 영화는 그야말로 '일본영화 특유의 순정만화와 같은 섬세한 감성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의 마지막 장면에서 온몸에 전기가 흐르도록 행복한 감정을 맛보았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보아야만 한다. 국내 개봉한 순애물 노선의 일본영화들은 챙겨 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국내개봉작 중에서는 이 영화야말로 러브레터와 쌍벽을 이룰만한 유일한 작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주는 국내개봉작 일본 순애영화 별점은... '러브레터 :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영화 자체는 무난하지만, 취향에 안맞기 때문)',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 : ★★★☆', '하나와 앨리스 : ★★★★' 정도랄까... 또 뭘 봤더라? -_-;;

물론 접근방식은 '러브레터'와는 많이 다른 편이다. '러브레터'는 그야말로 현실 속에서, 내 친구에게도 있을법한 이야기를 오밀조밀하고 깨끗하게 그려낸 것이지만... 이 영화는 '비의 계절에 찾아온 6주간의 기적'이라서(이건 광고문구니까 이 정도를 언급하는 건 양해해주시길) 러브레터와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또 다른 방식으로 감동이 찾아온다. 감동은 어찌보면 비슷한 감동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내용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 정말 이런 영화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봐야만 한다. 무슨 이야기인지조차 모르고 극장에 앉아서 보다가 감동의 파도에 휩쓸린 사람이 바로 여기 있고 말이지... ☞☜


이렇게 입고 나오는 건 반칙!



그리고 다케우치 유코 만세!! 아아, 이제 나이 먹은 아저씨가 되어가는 건지 어쩐건지, 남자들이란 다 어쩔 수 없는건지, 영화에서 다케우치 유코가 입고 나오는 옷들은 모두 너무 예뻐서 반칙! 아무리 섹시한 여성패션이 인기를 끈다고 해도, 결국 남성들을 사로잡는 최후의 승자는 전원 풍경 속에서 하얀 원피스와 생머리를 바람에 흩날리는 여성일 지도 모른다. 영화에 대한 내 평가가 너무 후해진 건 유코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 때문이 아닐까 고민하게 될 정도. 그리고 연기도 전혀 부족함이 없이 해 준 데다가, 캐릭터도 아름다웠기 때문에... 마지막에서의 표정연기는 정말 눈에 콕콕 들어와 박혔다. 극장을 나오면서 굳힌 결심 하나, '유코가 나온 드라마 영화들 찾아서 봐 줄테다... -_-+'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은 아들로 나온 아역이 너무나도 귀엽고 똑부러지게 연기를 해서, 어쩌면 점차 세력을 넓혀가는(?) 딸사랑에 두려운 감정을 품은 지하세력이 딸사랑을 와해시키려고 만든 것이 아닐까 라는 음모론이 떠오른다는 점인데... OTL 딸이기만 했더라면 이 영화에 관한 포스팅은 별점의 별만 찍다가 끝났을지도 모른다. -_- 어쨌든 아들사랑 정신으로 불타오르며 지하에서 암약하고 계시는 분들께도 강력 추천.

감독을 맡은 '도이 노부히로'씨는 그 이름을 머리속에 새겨놓고 그가 작품을 맡으면 반드시 찾아봐주리라. 원작소설도 반드시 사서 읽어봐야지.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달크로즈님의 블로그에서 접해볼 수 있다.


최근 내가 좀 생활이 빡빡해지다보니, 사람이 단순해지면서 뭔가에 쉽게 감동을 받고 쉽게 화를 내고 하는 탓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극장을 나올 때 온 몸에 흐르던 전율과 행복한 느낌은 러브레터를 처음 봤을 때(이 때엔 한 3일 동안 마지막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찌릿찌릿했었다) 이후로 오랫만인 것 같고... 그러나 원래 예정에 없다가 갑자기 보고 싶어진 탓에 혼자 메가박스에 가서 봤기 때문에 누구에게 이 감동을 얘기도 못하고 집에 돌아오는 내내 찌릿찌릿. 극장에선 수많은 커플들 사이에서 혼자 찌릿찌릿. OTL


어쨌든! 일본 순애영화에 별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어차피 관심도 안두실 영화일테니까 추천해드린다 해도 안 보실 것 같지만^_^, 이쪽 부류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지금 바로! 그녀를 만나러 가자. 가능한 한 그녀에 대해, 이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중에서도 영화를 보신 분이 계신다면 내용에 대한 언급은 피해주세요~ 사실 이런 극찬의 글을 남기는 것 부터가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부터 벗어나게 만들고 무언가를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께 다소 죄송한 마음도 없잖아 있지만... 내가 흥분에 견디지 못할 거 같아서 글을 적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나도 줄거리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처럼 많고 입과 손가락이 근질근질거린다. 그래도 조만간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서라도 한 번 더 극장으로 그녀를 만나러 간 뒤에 다시 이야기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봤을 무렵에... more/less로 가릴 수 있다곤 하지만, 행여라도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이 무심코 펼쳐 보는 순간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분이 한 분 줄어드니까. 개인적으론 이런 영화는 국내에서도 100만은 넘어줘야 한다고 보는데 결과는 어찌될지 모르겠다. 설마 이것도 독도 때문에 된서리를 맞는다든가 하는 건 아니겠지? -_-


어찌보면 뻔한 이야기라고? 그럴지도. 하지만 그래도 Two thumbs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