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두산! 아, 알칸트라 -_-

'오늘의 운세' 같은 걸 보면 재물운, 사랑운 뭐 이런 것들이 주루룩 나열되기 마련인데... 올해 나에겐 야구관전운이 있나보다. 포스트시즌 들어서 잠실구장에서 열린 모든 경기를 죄다 공짜로 보았다. 준PO 1차전은 지정석에서 보았고 PO 3차전은 삼성 직원인 친구 덕분에 3루 삼성쪽에서, 그리고 어제 PO 4차전은 두산 직원인 우리 형과 같이 1루쪽에서 보았다. 그래봐야 이틀 모두 홈플레이트 뒤쪽이라 양팀 응원단이 섞여있었지만 -_-


어제 4차전 얘기만 하자면...

Canon | Canon EOS-1D Mark II | 1/800sec | f2.8 | 300mm

두산은 딱 이 심정이다. 안타깝게 못잡는 공...




두산에는 알칸트라가 있었다.

오늘의 MVP, 알칸트라!! (삼성 입장에서... -_-;;)
적시적소에 불끄는 명수인, 소방수 알칸트라!! (... 마무리투수냐)
플레이오프 타율 0에 도전하는 알칸트라!! (... 방어율이냐)
어깨에 힘들어가면 플라이, 힘빼면 병살타. 알칸트라!! (... 브레이크히터냐)

... 아아 정말 너무했다. 찬스마다 날려주는 병살타. 알칸트라... 준PO 때의 홈런을 잊지 못하는지, 3차전 때에도 내내 어깨에 힘만 잔뜩 들어가서 헛스윙 연발하더니 4차전은 인간적으로... 그럴 순 없다. 거기다가 타순은 찬스 때마다 기가 막히게 알칸트라에게 이어지는데, 뭐 그도 그럴만한게 3,4,5번 클린업 트리오가 이래저래 진루하고 나면 6번 알칸트라의 차례. 알칸트라가 병살로 주자들을 깨끗이 없애주면 터지는 안경현의 안타... -_-;; 어쨌든 경기 끝나고 두산 선수들이 한동안 경기장 밖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아마도 알칸트라의 신변 보호를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진지하게 추측해보았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2H | 1/1250sec | f4 | 400mm

김인식 감독을 뛰어넘는
믿음의 야구(...)

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정말 지나치리만큼 믿어준다. 그래도 인간적으로 7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15타수 1안타에다가 직전 타석에서 병살타를 기록해 찬스를 날려버린 알칸트라에게 또다시 강공으로 밀어부치는 그 뚝심! 내가 감독이더라도(하다못해 야구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상황이더라도) 번트 잘대는 선수로 교체해서 번트를 댈 상황인데 말이지.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팬들이 재미있어해야 진짜 야구라는 믿음 하에 강공으로 나아갔다"고 했는데... 물론 현대의 김재박 감독처럼 자나깨나 번트만 대는 것보단 좋지만, 그래도 팬은 경기가 이기는 것도 바라기 마련이다. 번트를 쎄워야 할 때엔 번트를 부디 쎄워주세요 감독님 T_T

롯데와 함께 최약체 두 팀으로 평가되었던 두산이 3위를 차지한 것도 김경문 감독이 신임감독으로는 드물게 통큰 믿음의 야구를 해 준 덕분이지만...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단기전에서는 조금은 단호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본다.


그 외 기억나는 점들은 1회초 유격수앞 땅볼 때 홍원기의 야수선택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자 레스가 흔들리며 로페스에게 3점 홈런을 내주었다든지, 6회 교체된 두산 유격수 나주환의 실책, 삼성 조동찬의 느닷없는 4타수 4안타 -_-, 4차전에선 좀 덜했지만 전반적으로 환상투를 보여준 권혁 등등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적을만한 이야기들. 물론 베스트는 양팀의 승부를 갈라버린 양팀의 용병들... -_-;;


어쨌든 올 포스트시즌에서는 화끈한 야구를 보여주다가 장렬하게 전사하긴 헀지만, 내년엔 두산 우승할 수 있다! 왜냐! 알칸트라가 없을 테니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