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중인 한국, 일본 드라마

점점 나이가 먹는건지, 요즘 애니들을 따라잡기엔 내가 너무 늙어버린건지... 애니보다는 드라마 쪽으로 불타고 있는 요즈음. 최근 방영되고 있는 애니는 [딸기 마시마로] 하나만 보고 있다. 원래부터 바라스이 그림에 정신을 못차렸는데 애니메이션도 만족할만해서 좋다.

그것보다... 드라마 이야기. 게으르고 또 게을러서 블로그 운영조차 잠시 내팽겨치고 있는 주제에 방영중인 드라마는 무려 네 개나 챙겨보고 있다. 방이 북향방이라서 여름엔 지나치게 덥고 겨울엔 너무 추운데, 컴퓨터 앞에 붙어앉으려니 본체에서 뿜어내는 열기에 견딜 수 없어서 멀찍히 떨어져서 드라마만 보고 있다 정도로 변명을... OTL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MBC 2005


[단팥빵]의 이제동 감독과 최강희 콤비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이별대세]. 4회까지 본 현재 느낌으로는, 첫 2화까지만 봐도 확확 당기는 느낌이 있던 [단팥빵]과는 달리 초반 흡입력이 떨어진다. [단팥빵]에선 일요아침극장이라 부담없이 하고 싶던 대로 신나게 이야기를 이끌어갔던 느낌이라면 [이별대세]에서는 아무래도 무게를 잡으려다 실패하는 느낌이랄까 뭐랄까.

최강희는 여전히 발군의 연기력이지만, [단팥빵]보다는 딱 맞는 옷은 아니란 느낌이고. 김민종은 평소에도 무게만 잡고 있는 인상이다보니 무게만 잡는 사진사 역에는 그럭저럭 괜찮다. 김아중이야 뭐 깍쟁이 아가씨 역할이라 대사도 별로 없고 표정도 굳어있어봐야 별로 신경 안쓰이긴 하는데...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서 더더욱 그런건지, 극중 캐릭터가 워낙 짜증나는 심지호(…). 심지호 때문에 정말 부담가서 드라마 보기 싫어질 정도다. 현실세계든 작품내에서든 이런 민폐형 캐릭터 정말 싫다니깐.

앞으로 형성될 물고 물리는 4각 관계(심지호→김아중→김민종→최강희→심지호)는 이미 뻔히 다 보이고, 누구와 누가 연결될지도 대략 보이긴 하는데 그 선택지가 확률대로 맞아떨어지느냐가 드라마를 지켜보는 이유가 될 듯. 그나저나 2화에서 심지호의 상상에서 등장한 성당씬의 신부 '신혁'은, [단팥빵] 팬을 향한 서비스라고 봐도 될 듯. 딱 1초 나왔지만 순간 웃겨서 죽을 뻔했다.



Slow Dance, フジテレビ 2005


월요일 9시, 속칭 '게츠9'라고 불리는 황금시간대의 드라마답게 무난한 러브스토리와 화려한 출연진의 결정체 [Slow Dance]. 후카츠 에리, 츠마부키 사토시 주연에 히로스에 료코가 조연이라니... 여러모로 [Long Vacation]이 떠오르는 인물구성이라서 흥미롭게 보고 있다. 타이틀의 분위기라든지, 연상의 여자라든지, 예전 여자와 연결된다든지, 여주인공 밑에 직장부하라든지.

'꿈을 잃고 방황하는 주인공'은 식상한 소재지만 어느새 31살 노처녀를 능청스럽게 연기하면서도 귀엽기만 한 후카츠 에리와 무뚝뚝한 것 같으면서도 사람을 살살 녹이는 미소를 드러내는 츠마부키 사토시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볼 가치가 있다.



ドラゴン櫻, TBS 2005


어쩌다가 친구에게서 극장판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여주인공을 맡았던 '나가사와 마사미'가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그 이유 하나만으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 [드래곤 사쿠라] (정확한 발음으로는 '드래곤자쿠라'지만)라는 제목만으로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인지 알 수가 없었는데 알고보니 만화를 원작으로 한, 폭주족 출신 변호사가 꼴찌들을 동경대에 보내는 이야기. 왜 그런 제목이 되는지는 드라마를 보면 알 수 있다.

만화 원작도 그렇다고 하는데, 수험과정이 꽤나 자세히 나오는 게 놀랍다. 방영전 스페셜방송을 보니 동경대생 과외선생이 나와서 감수까지 해주던데 -_-;; 현실성있는 문제라든지 한국에서도 꽤나 공감이 가는 공부방법 등이 나타나니까, 한국 고등학생 분들도 보시면 수험에 어느정도는 도움이 될 듯.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드라마에서도 강조하는 정신상태, 특히 '분한 마음'인 것도 사실이고. 또 결국 어떤 형태의 시험이든 단기간 내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입식'이란 것도 사실이다. 탁구모션까지 할 필요는 없더라도 단순계산에 강해져야 하는 것도 공감이 갔으며('눈높이수학'은 의외로 효과가 강하다. 그 당시 친구들은 다들 무시했었지만), 트럼프로 숫자더하기 놀이는 예전에 이야기 듣고 가끔 해보던 놀이다.

캡쳐하기 귀찮아서 이미지검색을 했더니 온통 야마삐(…) 텟페이 이미지 투성이라서... 이거 하나 건지기도 어려웠다. 어쨌든 머리도 이쁘게 하고 일반적인 학생의 이미지로 나오는 '나가사와 마사미'는 정말!! ^_^ 원작 만화를 보지 않긴 했지만, 주연의 '아베 히로시'도 이미지가 딱 맞다. 전개 자체도 흥미진진해서 뒤늦게 보기 시작했지만 한꺼번에 진도 다 따라잡고 앞으로도 계속 챙겨보게 될 듯.



電車男, フジテレビ 2005


여러모로 실망만 안겨주고 있는 드라마판 [전차남]. 에르메스를 맡은 '이토 미사키'가 이뻐서 계속 봐주려고 했는데 도저히 봐줄 수가 없다. 나 자신을 오타쿠라고 잘라 말하기는 싫지만 민간인(…)과 오타쿠의 스펙트럼 분포에서 본다면 다른 사람들보다는 어느 정도라도 오타쿠 쪽에 가깝게 놓일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고는 있는데. 나와 내가 아는 오타쿠(?)들은 이 정도는 아니다. 내가 제대로 된 오타쿠를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단지 민간인인 감독이 가지는 오타쿠에 대한 편견을 드라마 내에 쏟아부은 것 뿐인가?

짧은 원작(이라고 말하기도 뭐하지만)을 12편의 드라마로 늘리다보니 축축 늘어지는 호흡에 에르메스의 신격화 + 찌질한 전차남 만들기 때문에 드라마를 참고 볼 수가 없다. 결국 5화 중반에서 리타이어. 원작을 책으로 읽을 때 느낌은, 현실이고 가상이고를 떠나서 전차남은 고민이 많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찌질한 이미지는 아니었고 에르메스도 이렇게까지 고상한 아가씨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래도 극장판은 볼 거 같긴 하지만서도.

전차남에서 웃겼던 건 [Slow Dance]에 츠마부키 사토시의 운전면허교습생으로 나오는 사람이 [전차남]에도 나와서 '나도 운전면허 딸 것 같다구~'라고 말하는 장면. 후지테레비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서비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