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전투기 36☆397 - 신감각 '이쪽세계(…)' 삼국지

[하대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신 만화가 최훈님이 야구팬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던 [네이버 MLB 카툰]을 일시 중단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최근 일간스포츠에서 [삼국전투기 36☆397]이란 제목의 신작을, 온라인 연재하기 시작하셨던 것이다.

삼국지는 소설로 봐도 재미있지만... 한국 사람들이 읽기엔 중국의 지리를 기억하고 떠올리기가 다소 어렵고, 전쟁 묘사가 그다지 친절하지 않아 군대의 이동 등을 머리속에 그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KOEI의 게임 삼국지 시리즈를 즐겨온 사람들이라면 그나마 지명을 외우긴 하겠지만... 어쨌든 그런 탓인지 그림이나 삽화로 위치를 조곤조곤 따져주는 만화 삼국지도 꽤 많이 나온다. 한국만화계의 별이 되신 고우영님의 삼국지도 있고.


이번에 최훈님이 시도한 삼국지 관련 연재작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서, 상당히 흥미를 당길만 하다. 대부분의 삼국지 만화가 많은 연재분량 동안 줄거리나 일반 정사들을 설명하느라 대부분의 페이지를 소모하였지만, [삼국전투기 36☆397]은 그런 부분은 죄다 간단히 생략하고 전투 부분에만 치중한다. 즉, 소설을 읽으며 이해하기 어렵던 부분, 머리속에 직접 그려내기 어렵던 전투장면만을 콕 찝어내서 만화로 재미있게 설명해준다고 보면 되겠다. 어찌보면 스포츠뉴스의 '오늘의 하일라이트'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달까.




하지만 이런 것만으로 끝난다면 굳이 최훈님이 삼국지를 그리실 이유가 없다. 최훈님 만화의 특징을 딱 하나만 들자면, 무엇보다도 엄청난 센스의 패러디. [MLB 카툰] 연재 당시에도 메이저리거들 하나하나에 적절한 비유와 말장난, 패러디들로 독자들을 제압해버리던 센스가 이번 [삼국전투기 36☆397]에서는 아주 쓰나미로 몰려온다.



어찌보면 일본에서 '이쪽 세계(…)' 사람들을 위해 내놓았던 영단어집 [모에탕]처럼, 이 만화 역시 '이쪽 세계' 사람들을 위한 삼국지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 역시 최근에야 퍼스트건담과 제타건담을 보았으니 이런 패러디에도 웃을 수 있지만... 의외로 건담 개그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은 (얼마 전까지의 나를 포함해서) 꽤 많으니 말이다. 이런 식의 개그라서 신문 지면에 싣지 못하고 온라인에만 연재되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물론 개그의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인 나라면 이런 식의 과감한 연재는 적극 환영! 한꺼번에 11편을 보면서 실성한 사람처럼 킬킬대며 웃은 장면이 한두개가 아니다. 연재 사이트에서 그림 저장을 허용해 줬더라면 PSP에 넣고 다니면서 아예 외워버릴 때까지 보려고 했는데... 아 우클릭 막아버린 일간스포츠, 너무해요. ㅠ_ㅠ

그리고 정말 최훈님의 잡학다식함에는 두 손 두 발 다 들어버렸다. 이 분은 도대체 어린 시절을 얼마나 부지런히 보내셨기에 야구면 야구, 삼국지면 삼국지, 거기다가 '이쪽 세계' 소재까지 죄다 섭렵하고 계신건지... 정말 이런 식으로 만화 계속 그리시면... 너무 좋잖아요 으헤~

특히 작가분에게 [삼국전투기 36☆397]을 연재하게 된 결정적 모티브를 제공한 것이 무엇인지는 아래 컷을 보면 알게 된다.


20년 가까이 나오는 그 게임. 아아아...
옥새 획득시 매력 100 UP!